[속보1호] 또 다시 명동으로

국가인권위원회 대통령직속기구화 반대 하며

2008-01-25     천주교인권위









투쟁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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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 2008년 1월 24일




투쟁소식



또다시 명동성당으로





1. 독립문 긴급 기자회견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독립문'을 전격 점거했다. 국가인권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기구로 변경하려는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방침에 항의해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이다. 인권단체 활동가, 회원 약 40명은 24일 오후 3시 20분께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을 기습 점거하고 "인권위원회는 독립 기구로서 국가 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한다"며 "이명박 당선인은 인권위원회를 직속 기구로 두려는 방침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인권활동가들은 약 1시간 30분 동안 독립문 앞에서 인권위원회 독립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기자 회견을 진행하고 4시 40분경 자진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기자회견을 방해하는 경찰과 몇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다행히 심각한 충돌은 없었다.





▲[출처] 다산인권센터 박김형준



2. 명동성당 노상노숙 농성돌입



인권활동가들이 명동성당 노상노숙농성에 돌입했다. 독립문 투쟁을 마친 인권활동가들 30여명은 오후 6시 30분 명동성당 들머리에 모여 인수위의 국가인권위 대통령 직속화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오늘 2월 1일까지 유기한 농성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날은 매우 춥지만 7년 전처럼 우리가 물러설 곳은 없다”며 천막 없는 맨몸으로 노숙농성을 결의했다. 25일 새벽 1시 현재 노숙농성에 참여한 사람은 총 10명. 한편 명동성당측은 인권활동가들의 농성에 대비해 신속히 경찰에 시설물 보호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명동성당 주변에는 2개의 전경차량이 배치돼있다. 경찰은 인권활동가들이 모여들기 전부터 약 20여명의 전경들을 명동성당 들머리에 배치, 성당 출입차량을 통제했으며, 인권활동가들의 퇴거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출처] 다산인권센터 박김형준








농성일기


농성 첫째 날


맨몸으로 7년 만에 다시 명동성당 들머리에 눕습니다. 천막은 치지도 못했습니다. 농성은 고사하고 명동성당에 모이는 것조차 안 된다는 강경한 명동성당 관계자들과 신도들의 반발 때문에 칠 엄두조차 내지 못해 아예 준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영하 10도까지 뚝 떨어진 날씨에 사방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을 잠바하나로 버티며 5시간을 앉아 있자니 손과 발은 물론이고 입까지 꽁꽁 얼어 버렸습니다. 내일은 더욱 추워진다는 기상청 예보에 ‘추위날씨에 어떻게 자냐’며 ‘새벽을 꼴딱 세자’고 다짐해보지만 하루 종일 추위를 맞으며 뛰어다닌 탓에 자정이 넘자 이 추위에도 눈이 감겨옵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민변 회장님이 보시곤 도저히 안 되겠는지, 남대문부터 동대문까지 뛰어다니며 침낭 10개를 구해오셨습니다. 신문지 한 장이 아쉬운 상황에서 침낭은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주지만 잠을 청하려 스티로폼 위에 누운 지 몇 분도 안 돼 추위는 다시 살을 파고 듭니다. 혼자서는 다시 덥지도 못하는 규식 씨의 침낭은 왜 그리 작은 몸부림에도 자꾸 흘러내리는지, 휠처에 앉아 노숙농성에 동참하는 규식 씨를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를 서러움에 울컥 눈물이 흐릅니다. 왜 나는 여기에 와 있을까? 우리는 왜 이 차가운 길바닥에 바람막이조차 세우지 못하고 잠을 청해야 하는 걸까? 갑자기 내 처지가 너무 서글퍼집니다.



한 사람이 아쉽다



사람들은 왜 국가인권위 문제에 인권활동가들이 이렇게까지 발 벗고 나서냐고 반문하지만, 서러울 만큼 우린 절박합니다. 누구라고 인궈위가 좋기만 하겠습니까? 인권위가 그동안 보여준 폐쇄성과 관료성, 인권보다는 ‘법 중심적 판단’ 등은 목에 가시처럼 걸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당선자의 계획대로 인권위가 대통령 직속기구가 되었을 때 예상되는 후과를 생각하면 앞뒤를 잴 틈이 없습니다. 그래도 지난 몇 년 인권위가 있었기에 우리사회의 인권이 미흡하나마 성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힘없고 빽 없어 억울함을 당해도 숨죽여 울어야 했던 사람들이 달려갈 곳이 생겼습니다. 수인들이 그랬고, 장애운동이 그랬고, 양심적 병역거부운동이 그랬고, 비정규직 문제가 그랬습니다. 통신보호법도, 네이스도, 사형제도, 이라크파병 등 우리사회 굵직한 현안 모두 그나마 인권위가 있었기에 힘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또한 지금의 싸움은 단순히 ‘독립된 인권위’를 지켜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의 피난처인 ‘인권’을 가진 자들의 언어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도구로 사용하려는 이명박의 오만한 인권정책에 거는 첫 싸움이기에 꼭 이기고만 싶습니다. 그래서 정말 눈물로 헌신으로 온 지금의 자리를 지키며 더 한걸음 앞으로 나가고 싶습니다. 해서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 하루만 나는 미친척하며 여기서 견디면 되겠지만 매일 갈 곳이 없어 길거리 여기저기에 종이 상자를 이불삼아 잠을 청하다 얼어 죽는 노숙자들이 너무 많기에, 그게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이기에 그 현실을 눈감고 매일 편하게만 잠들 수 없어, 오늘 나는 여기에 있습니다. 한 사람이 아쉽습니다. 추운 겨울 칼바람을 함께 맞으며 온기를 나누어줄 인권활동가 한 사람이 춥기만 한 겨울 날씨에 미치도록 그립습니다. 이 자리에서 잠을 청하는 우리 10명의 인권활동가들, 재영, 명숙, 미류, 래군, 석진 (이상 인권운동사랑방), 규식(장애인권을 위한 발바닥 행동), 백기(천주교 인권위), 누리(청소년인권네트워크), 현필(국제민주연대), 동화(민변) 이 모두 내일 아침 상한 곳 없이 눈 뜰 수 있기를, 그리고 더 많은 활동가들을 내일 만날 수 있기를.....




언론보도


■ 굳게 잠긴 독립문 앞에서 외친 '인권위 독립'(오마이뉴스)

■ 인권단체 '독립문' 점거…"인권위 독립 보장하라"(프레시안)

■ 인권단체 '독립문' 점거, "독립적 인권위 보장"촉구(통일뉴스)




알립니다


■ 1월 25일(금) 일정

* 2시 한나라당 규탄 집회: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

* 7시 촛불집회: 장소 명동성당

* 명동성당 농성 책임 단위: 진보네트워크, 천주교인권위, 민가협 활동가들



■ 주말 일정

24일부터 매일 오후 2시와 7시에는 ‘국가인권위 대통령 직속화 반대’를 위한 집중행동이 있습니다. 모두 함께 참석해 온기와 투쟁의 마음을 나눌 수 있기 바랍니다.

* 26일(토) 2시 공굴리기 선전전(명동성당->서울역/ 광화문)/ 7시 명동성당 촛불집회

* 27일(일) 2시 선전전(명동성당->청계천)/ 4시 인권단체 대토론회(‘국가인권위 독립성 보장을 위한 투쟁이 과연 필요한가)/ 7시 명동성당 촛불집회



■ 분담금

- 농성, 선전전 등을 위한 재정이 필요해 불가피하게 분담금을 걷고 있습니다. 투쟁에 참여하는 단위별 상황에 맞게 내시면 됩니다. 다만 10만원을 기본으로 일정 금액을 가감해주세요.

국민은행: 375302-04-133859 (예금주 유해정독립)



■ 물품지원

- 농성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받습니다. 대형 비닐이나 침낭 등이 있으신 분은 명동성당 농성장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