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평택 주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
상태바
"노무현, 평택 주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
  • 천주교인권위
  • 승인 2006.09.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차 강제철거 임박한 평택 주민들의 인권 침해 피해 심각
2차 강제 철거가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평택엔 공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 피해가 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동방송국(www.radio.vop.co.kr)>은 6일 라디오 프로그램 '황새울 아리랑'에서 좌담회를 열고 현재 평택 대추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 침해 피해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날 좌담회는 진재연 황새울지킴이, 인권운동 사랑방 박래군 상임활동가, 민변 박주민 변호사가 참석한 가운데 평택범대위 김용한 공동집행위원장의 진행으로 시작됐다.

김용한 공동집행위원장은 대추리·도두리를 '인권 침해의 백화점'이라고 표현하며 평택 인권 침해 피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진재연 황새울지킴이는 "강제 철거가 있었던 지난 5월 4일 이후 경찰이 항상 상주하며 물 공급 호수를 밟아 찢어 물이 끊기는 불편을 겪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라며 평택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피해 사례를 전했다.

진재연 씨는 또 "군인들이 옷도 입지 않고 거의 나체로 길을 보수하거나 철조망을 보수하기도 한다"며 정도를 지나친 행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 외에도 버스가 다니는 길 두개에 검문소를 설치에 주민들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는 것과, 외지인은 검문소를 통과시켜주지 않는 것, 소아리·신대리 등 대추리를 통해 갈 수 밖에 없는 길도 차단하는 것 등 주민들 조차 일상적인 통해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공권력의 주민 통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박래군 상임활동가에 의하면 대추리·도두리 마을을 지나는 버스 안까지 경찰들이 올라와 외지인은 내리게 하거나, 버스 자체를 돌려보내서 주민들이 걸어서 마을까지 가야 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박 상임활동가는 "불신검문 자체가 월권행위"라며 "불법적 행위들을 일상적으로 항의해봐야 시정되지 않고 지속적 인권침해가 일어나고 있다"며 평택의 현실을 전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박주민 변호사는 '국가 공권력에 의해 평택주민이 입은 피해를 국가에서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소송 준비를 위해 동료 변호사들과 대추리를 방문했을 때 마을 어른들이 '우리를 지켜주고 보호해줘야 할 경찰이 저러니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며 평택 주민이 처한 상황을 전했다.

평택 주민들이 느끼는 감정은 경찰에 대한 배신감과 원망 뿐이 아니다. 박 변호사는 "주소지 확인이 되지 않으면 마을내로 들어가지 못하게 할 정도로 경찰들의 검문이 심한 상태라 대추리가 '외지인들의 접근 어려운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어 이들이 겪는 고립감은 상당하다"고 전했다.

공권력의 인권침해는 그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5월 4일 공권력이 대추리를 애워싸고 막아 마을의 어린 학생들이 타고 다니는 통학 버스가 초등학교가 있는 외부지역으로 나가지 못했다"며 "운동회 였던 그날 아이들을 학교에 못가게 한 것은 아이들의 소중한 꿈마저 짓밟고 소외감을 느끼게 한 것"이라고 경찰의 행태를 비난했다.

또 박 변호사는 공권력이 그간 마을의 상수도 관을 3번이나 파손해 상수도가 불통이 되게 했으며, 상수도가 파손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주민에 말에도 파손시킨 상수도를 마을 오수가 흘러내리는 곳의 흙을 퍼서 매꾸는 등 전혀 주민들 입장은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개월간 평택에 살며 대추리와 도두리, 황새울 지켜온 진재연 황새울 지킴이는 "보이는 물리적인 폭력보다 오래된 마을의 공동체 자체가 무너지는 과정이 아프게 느껴졌다"며 "지금도 견디다 못해 한 두분씩 집을 팔고, 등을 돌려 떠나가고, 남겨지면 아프다"고 주민들의 심정을 대변했다.

공권력은 주민들 개개인을 회유하려는 시도를 계속 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진재연 지킴이에 따르면 공권력에서 전화해서 융자를 5천만원 준다고 하는 등 주민들을 계속 흔들리고 불안하게 만든다며 "평택 주민들에겐 불안한 일상을 이어가는 자체가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진재연 황새울 지킴이는 "주민들은 '나랏일'이라는 명분하에 쫓겨났다"며 "평택엔 상식적이지 못한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고, 압도적인 물리력에서 주민들은 이기지 못하고 있다"며 "범대위와 주민들은 이번 9월 24일 4차 평화대행진을 준비하면서 물리적 폭력을 평화적으로 바꿀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래군 상임활동가는 "노무현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부, 미국의 군사적 전략을 위해 국민들을 다 때려 죽여서라도 다 바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민주정부 초기의 국가적 요소를 갖는 정부로써의 기능을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정부가 평택 주민들을 잠재적 범죄자, 또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마을의 사람들 처럼 대한다"며 지금의 정권에 대해 "민주주의 정부와 참여정부라고 하는 것은 허울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범죄 집단인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에 과잉충성하기 위해 주민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국가 범죄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가"

2차 강제철거와 4차 평화대행진을 앞두고 있는 평택. 앞으로의 양상이 어떻게 될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정부와 공권력을 상대로 힘겹게 평택의 땅을 지켜내고 있는 평택범대위와 주민들의 투쟁이 외로운 투쟁이 된다면 평택의 황새울 논은 그 아름다운 빛을 잃게 될 것이다.


[민중의 소리] 오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