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line Asia Training Workshop 2001'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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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line Asia Training Workshop 2001'에 다녀와서
  • 천주교인권위
  • 승인 2001.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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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9일부터 13일까지 홍콩 란타우에서는 홍콩의 ACPP(Asian Center for the Progress of Peoples) 주최로 '인권호소문 쓰기 기법 연수'가 열렸다.

1979년도부터 아시아 나라들과 연대하여 각 나라들의 인권침해 사항을 세계에 알리는 등 정의와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ACPP는 우리나라의 국가보안법폐지에 관한 내용을 세 차례나 소개한 바 있었다.

이번 워크숍은 여러 아시아 인권운동 단체의 활동가들을 초청하여 각국의 인권상황을 공유하며 호소문 작성 기술을 배우는 연수였다. 이 연수는 총 5개국의 13명의 활동가들이 참여하였다. 인도의 인권조사 및 교육센타, 파키스탄의 가톨릭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태국의 정의평화를 위한 모임, 홍콩의 정의평화위원회 그리고 한국에서는 천주교인권위원회와 천주교여성공동체가 함께 참가했다.

각국의 참가자들은 하나의 상황을 가정하여 그 내용을 바탕으로 긴급호소문(Urgent Appeal)을 작성해 보기도 하였다. 그 내용은 실제로 미얀마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집회도중 3천명 정도가 사망한 이 사건은 우리나라의 '5월 광주항쟁'과 비슷한 사건임을 알게 되었다. 참가자 대부분이 그러한 일이 자신들의 나라에서도 일어났다고 말하였다.

'여자'라는 이유로 교육받을 기회조차 빼앗긴 채 살아가는 파키스탄 여자 아이들, 그들은 우리나라의 호주제 폐지를 외치는 여성과 닮아 있었고, 천안문사태로 죽은 자식의 명예회복을 위해 투쟁하는 어머님들은 우리나라 '민가협'의 어머니들을 떠오르게 하였다. 댐 건설을 반대하는 이들에게 총탄을 겨눈 인도의 정부는 환경을 파괴하는 엄연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일시적 이익을 위해 '새만금' 간척사업을 추진하는 우리나라의 정부를 떠올리게 하였다.

이러한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계속되는 죽음과 인권탄압은 우리와는 조금은 먼, 그래서 무관심하게 주변국가들을 바라봤던 나에게는 우리가 겪고 있는 인권침해가 단순히 개별적 문제가 아닌 나와 타인,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로 연관되어진 전지구적인 보편적 문제로 다가왔다.

난 이번 워크숍을 통해 단순히 쓰는 기법만을 배운 것이 아니라 각 나라들의 연대의 필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마지막날 아침, 짧은 만남이었지만 헤어지기 아쉬운 우리는 다른 날보다도 일찍 일어나 떠오르는 여명을 바라보며 어느 곳에 있더라도 지금과 같이 저 태양을 바라보며 더욱더 살 맛 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고 다짐을 했다.

[교회와인권 65호] 이은혜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