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교회점거 39일만에 대치상황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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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교회점거 39일만에 대치상황 종결
  • 남상덕
  • 승인 2002.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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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탄생교회 평화되찾았다
【베들레헴, 바티칸시티=외신종합】베들레헴의 성지 예수탄생교회에서 계속돼 왔던 이스라엘군과 무장 팔레스타인인 간의 대치상황이 10일 평화적으로 해결됐다. 4월2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이 교회를 점거한 지 39일만이다.

팔레스타인인 180여명은 이날 무장을 해제한 채 이스라엘군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회 밖으로 나오면서 모든 대치상황이 끝을 맺었다. 이에 따라 예수탄생 교회에서는 12일 1000여명의 신자들이 참례한 가운데 한달여만에 처음으로 미사가 봉헌됐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2일 성 베드로 대광장에 운집한 순례객들에게 예수탄생교회의 대치상황이 종결되고 미사가 봉헌된 데 대해 안도감을 표시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상호간의 믿음 속에 미래의 안전을 구축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예수탄생교회 사태는 지난 4월2일 무장한 팔레스타인인 200여명이 교회를 점거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이스라엘군이 교회 주변을 둘러싸면서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인과의 산발적인 총격전이 계속되고, 교회내 음식공급과 전기가 차단되는 등 극한 상황으로 치달았었다. 게다가 프란치스코 수녀와 수사, 그리고 그리스정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 수도자들도 함께 교회에 갇혀 있었다.

이번 예수탄생교회의 평화적 해결은 미국과 유럽연합, 교황청 특사 등이 제시한 평화중재안이 타결됨으로써 가능했다. 또한 교황청의 노력도 적지 않았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중동 평화와 예수탄생교회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전 세계가 노력할 것을 끊임없이 촉구했다.

또 지난 4월7일 하느님 자비 주일을 중동과 성지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날로 정했으며, 5월 한달 동안 중동 평화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을 전세계 신자들에게 당부했다.

특히 지난 1일에는 로저 에체가라이 추기경이 교황특사로 이스라엘에 파견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과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 등을 만나 회담을 하는 등 평화협상 진척을 위해 노력했으며, 5일에는 예루살렘에서 평화기원 미사를 집전하기도 했다.

한편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예수탄생교회 상황이 종결되던 10일 교황청을 방문, 국무원장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과 외무차관 장 루이 토랑 대주교와 회담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가 행복한 결말을 보게 된 것에 기쁨을 표시하면서도 중동 평화의 진짜 장애물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우려했다.


조은일 기자 anniejo@pbc.co.kr

출처 : 평화신문 5월 19일자에서